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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함께 가면 길이 된다"
인천앤뉴스 | 승인2019.06.13 15:48

조현배 해양경찰청장


조현배 해양경찰청장 = 이순신 장군은 여러 분야에서 재조명되곤 한다. 거북선이라는 당대 최고의 신기술 그리고 앞을 내다보는 준비, 엄격한 교육훈련 등이다. 그 중에서도 최근 주목받는 것이 있는데 바로 백성들과의 소통과 협력이다.

12척의 함선만으로 133척의 왜적을 물리친 명량해전의 사례는 그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일화다. 명량의 영광 속에는 울돌목 지형과 시간대별 해류에 대한 어부들의 지식 제공, 전투를 함께 준비한 지역주민과의 소통과 참여가 큰 교훈을 준다.

지난해 12월 부경대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진행한 ‘해양안전 종합지수’ 설문조사 결과는 해양경찰에게 자성의 계기가 됐다. 해양사고 시 안전하게 구조될 것이라고 믿는 국민이 30.9%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세월호 사고 이후 해양경찰이 전력을 다해 추진해 온 구조역량 향상, 해양 안전관리 강화 노력이 무색해지는 결과다. 그간 우리 스스로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러한 노력들에 비해 국민들과 함께 소통하는 부분이 부족하지 않았냐는 성찰을 하게 됐다.

한때 혁신적인, 그리고 기존의 틀을 깬다는 목적에서 ‘노란 콜라’, ‘녹색 케첩’과 같은 상품이 출시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런 상품들은 새로움에만 중점을 둔 나머지, 소비자의 반응을 잘 살피지 못해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해 실패한 상품의 대명사로 남았다. 이렇듯 회사 내부의 인정 여부와 무관하게 고객은 곧 조직 의사결정의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미치는 요소이다.

그간 타 분야에 비해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정부행정 분야도 이 흐름에서는 예외가 아니다. 올해부터는 기존의 예산, 재판 등에 이어 행정조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인력충원 분야까지도 국민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소통을 강화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해양경찰청은 행정안전부와 함께 지난 3월과 4월에 걸쳐 인천, 목포, 부산에서 국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조직진단을 진행했다. 경찰관이라는 다소 딱딱한 이미지와 바다라는 생소한 영역을 기반으로 하는 해양경찰 조직진단에 대해 국민들이 부담감을 느껴 참여가 저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는 기우였다.

날씨 변덕으로 우박이 쏟아지고, 높은 파도로 멀미ㆍ구토를 하면서도 국민참여단은 적극적으로 해양경찰의 실제 모습을 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소형함정에서의 인명구조, 불법중국어선 나포, 잠수장비 착용 등 해양경찰 현장업무를 몸으로 느끼고, 이어진 토론에서는 현장인력의 적정성과 제도개선에 대한 열띤 논쟁을 나누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단순히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바로 검색하고 능동적으로 의견을 펼치는 모습은 현장에서의 열정적인 모습과는 대비되는 또 다른 감동을 줬다.

미래학자들은 조만간 가상 현실인 온라인의 한계를 넘어 실제 현실 속에서도 구성원들의 적극적 참여에 의한 집단 지성이 발굴되고 활용되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미 현실에선 개인간, 조직간, 온-오프라인 간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참여에 의해 세상은 변화하고 있다. 이는 곧 참여에 의해 국민이 정부의 진짜 주인이 되는 사회가 됐음을 의미한다.

배우 이덕화씨는 자신이 해양경찰 홍보대사를 하게 된 계기를 "꿈과 희망, 도전의 상징이었던 바다가 두려움의 대상으로 인식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라고 했다. 바다를 사랑하는 이덕화 배우가 이미 해양경찰의 주인인 것이다.

나침반은 항상 북쪽을 찾아 미세한 떨림을 지속한다. 한 곳에 고정된 나침반은 이미 나침반이 아니다. 해양경찰은 ‘안전하고 깨끗한 희망의 바다’라는 미션을 향해 국민들과 공감·소통하며 끊임없이 항로를 찾아갈 것이다. 함께 가면 길이 된다. 바다도 그렇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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